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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이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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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네목사 댓글 0건 조회 327회 작성일 19-01-23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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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일주일, 아니면 이주일에 한번씩 우리 교회를 정기적으로 방문하시는 분이 계신다. 이 분은 일반적인 노숙자나 단순한 걸인은 아니시다. 어렵긴 하지만 자신의 작은 처소도 갖고 계신다.

오시면 먼저 본인이 왔노라고 예배실 문을 열고 얼굴만 보여주신 후 다시 문을 닫고 밖에 서 계신다. 날씨가 추우니 안으로 들어 오시라고 해도 한사코 거절하고 밖에서 기다리신다. 물론 이 분은 늘 도움을 받으러 오시는 분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교회와서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과는 다른 면이 있다.

먼저, 거짓말을 하지 않으신다는 거다.
자신의 어려움을 과대 해석하거나 질병을 빙자하거나 먼거리를 가야하니 교통비를 달라는 등의 상투적인 거짓말을 하지 않으신다. 자신의 필요를 정직하게 말씀하시고 더 이상의 호의도 오히려 거절하신다.

두번째 다른 점은 어려움을 호소하시는 분들의 일반적인 요구사항에 해당하는 직접적 금전요구를 절대하지 않으신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돈을 달라고 손을 내미신적이 없다. 단지 일주일분의 쌀과 믹스커피만을 요구하신다. 지금까지도 당신만의 룰을 잘 지켜오고 계신다. 작년 여름 열대야로 신음할 때, "너무 더워서 그러니 중고 선풍기 하나 있으면 주시면 좋겠다"라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마침 교인 중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선풍기가 있어 가져다 드린적이 있다.

셋째,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신다. 단 한번도 무례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다. 예배실 안으로 잘 들어오시지 않는 이유도 나름 자신만의 예의를 지키시는 행위다. 혹시 자신에게서 좋지 못한 냄새가 나서 다른 사람에게 민폐가 될지 모른다고 실내에 들어 오시는 것을 꺼리신다. 한날은 나에게 "목사님, 오늘은 제가 목욕도하고 면도도 했어요."라고 하시며 처음으로 실내에 들어오셔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나가셨다.
나는 이 분에게서 자신만의 품격을 느꼈다.

사람마다 격이 있다.

자신이 쌓은 명예나 권위 또는 학문적인 업적과 사회에 대한 공헌들로 자기 가치를 실현하시는 분들을 보면 뭔가 다른 격이 느껴지기도 한다.

인격은 사람에게서 풍기는 향취이고 품격은 자신이 성취한 자리에서 드러나는 고매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높은 자리와 학문적 탁월함과 대단한 인맥을 가졌어도 이런 향취가 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격의 상실.

가졌으나 갖추지 못한 사람,
소유는 했으나 존재는 상실한 사람,
자기의 사회적 위치를 자기 자신과 과도하게 동일시하는 사람.
모두 격을 상실한 사람이다.

나에게는 이런 인격과 품격이 있는가 조용히 돌아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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